국정원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해 온 윤석열 여주지청장(53)은 21일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직원에 대한 압수수색 및 체포영장을 법원에 청구하겠다고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국정원 트위터 글 문제를 발견하고 보고했지 않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하자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은 "보고에 흠이 있어 결정하지 못하고 유보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이춘석 의원도 "검찰 내부적으로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며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국정감사 답변을 거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위원장의 강력한 제지를 요청했다. 특히,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까지 '국민들이 검찰을 뭐라 생각하겠느냐' 고 다그치자 조 검사장은 '보고에 흠결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야당의원들은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의혹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윤석열 여주지청장을 수사에서 제외시킨 것"이라고 꼬집고 "조그만 절차 문제를 갖고 국민이 원하는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보인 검찰을 국민이 어떻게 믿겠느냐"고 지적했다.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야당의원들이 "국정원의 SNS 트위터 문제 발견하고 지검장에게 보고했느냐"라는 질문에 '구두로 수차례 보고했으며 이 사건에 배제된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같은 답변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고 답했다.
특히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현재 재판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답변을 못 드려 양해바란다"며 구렁이 담 넘어 가듯 하자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있고,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며,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고,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라는 당신들의 신조를 생각해 보라고 꾸짖었다.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국감에 안나올 수도 있다는 주위 여론과는 달리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국감 시작 전인 10시경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사 14층에 마련된 국정감사장에 나타났으며 검찰관계자들과 인사도 하지 않은 채 국감장으로 향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으며 기자들이 '국감 전 할 말이 있느냐'고 묻자 피식 웃으며 지나쳤다.
당초 검찰 관계자는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오늘 공판이 있어 국정감사에는 참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야당 의원들은 "최근 검찰에 대한 압박은 박근혜 정부의 검찰 장악 의도가 깔려 있기 때문에 오늘 철저히 따져 그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영곤 검사장이 답변하는 동안 윤석열 검사장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듯 두눈을 감고 팔짱을 낀 채 자신과 동떨어진 답변을 듣고 있다.
한편, 국정감사장에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방문하여 야당의원들을 격려하고 국감이 진행되는 동안 뒷자리에서 끝까지 의원들의 질의와 검찰관계자의 답변을 청취했다.
[국회/한국지역인터넷언론협회 정치부 정차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