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28일 부산에서 회동을 갖고 전격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30일 청와대는 "우려스러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김무성 대표의 행보에 제동을 걸어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새벽 유엔총회 참석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한 박 대통령과 원유철 원내대표가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완대 제공
특히 김 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제동은 2014년 10월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가 봇물이 터질 것"이라는 중국 방문당시 발언에 대한 제동에 이어 두 번째로 최근 '전략공천은 한 곳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김 대표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공천제가 굉장히 바람직한 것으로 알려지는 상황에서 우려할 점을 얘기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의 문제점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으나 5가지의 특징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 다섯 가지 중 첫째 "지지정당을 묻고 조사한다고 하나 역선택, 결과적으로 민심왜곡을 막을 수 있느냐 하는 우려가 크고, 둘째 인구수가 적은 지역구는 안심번호에 동의한 유권자의 노출이 쉽고 얼마든지 조직 선거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셋째는 "국민공천이라는 대의에 공감하기보다는 세금공천이라는 비난이 우려되고, 넷째 전화여론조사와 현장투표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고, 다섯째 이처럼 중요한 일들이 새누리당에서 내부적인 절차를 밟지 않아 바람직한 것이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공천방식이 어떻게 결정되든 지명도만 높다면 공천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조윤선 전 정무수석, 안대희 전 대법관 등 인지도 높은 친박 인사들을 총선에 투입할 후보군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안심번호란=정당이 당내경선에 필요한 선거인단을 모집하거나 여론조사를 할 때 휴대전화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이동통신사업자가 임의의 전화번호를 제공하는 제도, 오픈프라이머리의 단점으로 지적된 역선택이나 동원선거의 문제를 보완할 제도로 주목돼 왔다.
예컨대 이동통신사업자는 일회용 가상번호를 부여한 유권자 명단을 정당에 제공하고 정당은 이 번호로 유권자들에게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먼저 확인하고 경선 참여 의사를 묻는다. 당은 상대당 지지자를 배제한 채 선거인단을 구성하기 때문에 역선택 문제가 해소된다. 또 유권자의 신분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조직력을 이용한 동원선거가 어려워진다.
[국회/정차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