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인의 불꽃 같은 사랑, 그 독백 연기
혼자 사는 50대 여인. 그녀는 남편과 이혼하고 자식들을 여읜 뒤 11월 나목(裸木)처럼 쓸쓸히 살고 있다. 삶의 보람이나 즐거움을 잊고 산지가 얼마나 됐는지 모른다. 가슴 속엔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 살아온 지난 날들에 대한 회한과 외로움만 자리하고 있다.
그즈음 바람처럼 여인의 가슴 속에 들어와 삶의 기쁨과 설레임을 던져준 남자. 20살 연하의 그는 그녀에게 어느덧 삶의 이유가 되어버린다. 우울과 고독으로 시들어가는 가슴을 새로 꽃피게 만들고 나이듦의 쓸쓸함을 싱그러운 기쁨으로 채워주는 그것은 그녀에게 마법과 같은 설레임이었다. 그리고 그 설레임은 두 가슴을 불꽃처럼 타는 사랑으로 연소시킨다.
그러나 사랑은 그들의 바람처럼 오래도록 타오르지 않았다. 냉정한 사회적 통념과 편견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녀는 사랑했던 젊은 남자를 애끓는 마음으로 떠나보낸다. 그리고 다시 무대로 돌아와 홀로 선다. 바로 박정자의 <뮤직 모놀로그>다.
박정자 50년 연기 인생의 백미
11월 14일(목) 11시 서대문문화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다섯 번째 <마티네 드라마콘서트>는 한 그루 나목 같은 여인의 삶을 소담스럽게 펼쳐내는 가슴저린 사랑 이야기다.
50대 여인의 빈 가슴에 실감 연기를 담아 펼쳐내는 이 낭독무대에서 배우 박정자는 노래하듯 연기하고 속삭이듯 노래한다. 때로는 스산함으로 때로는 격정적으로.
“사랑한다는 말은 결혼 전에 들어본게 다였어요. 내 입가에 묻은 맥주거품을 닦아주고 주름진 내 눈가를 가만가만 쓸어주었어. 나한테 그거면 돼. 더 이상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 사는건 왜 이렇게 쓸쓸하고 초라한 것일까”
여자임을 잊고 살었던 50대 여인을 여자로 만들어준 것은 바로 그와의 사랑이었다.
꿈꾸듯 여행을 떠나서 거기서 불태운 남자와의 사랑에서 깨어나 무대로 돌아와 불꽃같은 독백 연기를 펼치는 박정자 50년 연기 인생의 백미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공연으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라이브 음악연주와 영상효과까지 - 중년 여성관객 감성 자극
배우이자 한 여인으로 살아온 박정자의 삶이 녹녹히 묻어나는 이 공연에서 주관객층인 중년여성들은 마치 박정자의 독백 무대가 자신의 삶에 투영되는 나르시즘으로 다가오는 듯한 교감에 휩싸이게 된다.
연주되는 음악 또한 <세월이 가면>,<시노메모로>(Sinno Me Moro/영화 ’죽도록 사랑해서‘의 테마곡),<허무한 그날>,<영화 ’페드라‘ 中 사랑의 테마> 등이 변주곡처럼 바뀌어 왈츠와 발라드의 색조로 다가온다. 피아노, 기타, 아코디언의 선율로 연주되어 극의 격조를 높이는 가운데 여성 관객들의 감성을 십분 자극한다. 무대 한켠에는 영상을 띄워 연극과 음악의 환타스틱한 시각 효과까지 자아낸다.
연극무대의 지지 않는 꽃, 배우 박정자의 존재감 넘치는 에너지와 50년 연기 인생의 노련함이 더해져 소극장 무대의 압권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공연이다.
관람권 5천원(10인 이상 3천원), 문의 02)360-8560.
※ 붙임 : 공연 개요 및 사진 파일
■ 공연개요
ㅇ 공연일시 : 2013. 11. 14(목) 11:00
ㅇ 장 소 : 서대문문화회관 소극장
ㅇ 출연배우 : 박정자
ㅇ 주 관 : 서대문문화회관, 서울튜티앙상블
ㅇ 주 최 :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
ㅇ 관 람 료 : 5,000원(10인 이상 3,000원)
■ 연주자
ㅇ 유종수(피아노)
ㅇ 이미화(아코디언)
ㅇ 김태범(기타)
■ 연주 프로그램
ㅇ 세월이 가면
ㅇ 시노메모로(Sinno Me Moro/영화 ’죽도록 사랑해서‘의 테마곡>
ㅇ 허무한 그날
ㅇ 영화 ’페드라‘(죽어도 좋아) 中 사랑의 테마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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