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권력에 취한 사람들!
권력은 유권자의 공유재산이다.
권력이란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권리와 힘’, 혹은 ‘지배자가 피지배자에게 가하는 강제력’이다.
권력이란 단어가 주는 뉘앙스는 권위주의적, 고압적, 위압적, 독재적 등등 상당히 부정적이다.
반대로 권력을 지향하는 자들에게 그 단어는 성취감의 완성과 그에 따른 달콤한 과실, 그리고 목표로 인식된다.
그런데 권력자들의 부정한 행위들이 뉴스에 등장한다.
그것은 권력을 지닌 자들이 너무나도 자주 ‘권력은 유권자의 공유재산’임을 망각하기 때문이다.
매일 등장하는 무분별한 권력남용에 대한 뉴스를 들으면 우리는 ‘또 해먹었네’, ‘그럼 그렇지.’, ‘그놈이 그놈이지 뭐.’라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푸념하고 만다.
실제로 우리가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심스런 뉴스에 그냥 푸념하고 욕하고 스스로의 스트레스를 풀려고 노력한다.
우리나라 중앙정치에 대한 부정적인 염증은 심각하다.
그리고 지방자치제도 20여 년의 세월은 그 염증을 지역으로 확산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처음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되었을 때의 취지는 지역민을 대표해서 봉사한다는 명예로운 봉사직이었다.
그러나 20여 년의 세월 동안 그 순수했던 취지는 어느 틈엔가 사라지고, 명예로운 자리라고 생각했던 그 자리가 가진 권력을 목적으로 하는 상당수의 사람들로 채워지고 말았다.
그 긴 세월은 기초단체장, 기초단체 의회 의원들이란 새로운 권력자들을 탄생시켰고, 우리는 지근거리에서 그들이 누리는 권력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
20여 년의 시간 속에서 기초단체의회 의원들은 편성된 예산의 적절한 사용과 행정감시, 조례제정, 그리고 새로운 예산편성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권한을 바탕으로, 의정활동에 필요하다는 핑계로 월정수당, 보조활동비, 의정자료수집, 연구비, 해외연수비용 등 다양한 명목으로 스스로 지닌 권력에 걸맞는 예산을 편성하고 요구하여 쟁취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으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기초의회의 의원들은 의외로 상당한 대우와 권력을 보장받는다.
의원의 경우는 월정수당 3,295,000원, 의정자료수집․연구비 월900,000원, 보조활동비 월 200,000 등 매달 4,395,000원의 상당한 돈을 받는다.
그리고 의장 및 부의장, 상임위원장에게 지불되는 엄청난 금액의 업무추진비는 그들이 지닌 권력을 사용하는데 날개를 달아준다.
(대부분이 누군가의 밥값으로 소모되지만.)
공무원들은 바쁘다. 수많은 민원과 구의 살림을 꾸려나가기 위한 기본적인 활동에도 정신이 없는 사람들이다.
게다가 이 여름의 폭염에 누구 잘못인지도 모르는 전력난 때문에 내려진 절전지침에 찜통 같은 구청사에서 땀을 흘리고 충실히 맡은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의원들에게 이들 공무원은 어떤 존재일까? 속된 말로 ‘밥’이다.
공무원들에게 의원들은 상당히 껄끄러운 존재다.
의원들이 지닌 권력은 행정감사 대상인 공무원들에게 극히 유효하게 적용된다. 의원들은 구청공무원 인사에 원칙적으로는 절대 개입할 수 없다.
그리고 의원들도 인사에 절대 개입하지 않는다.
다만 ‘아무개는 어떻더라’고 한 마디 할 뿐이다.
의원님이 부르시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가야만 하는 공무원, 하던 업무도 제쳐놓고 의원님이 궁금해 하시는 내용을 신속하게 찾아서 보고드려야 하는 공무원들에게 의원들이 지닌 권력의 힘이 잠시지만 두려울 수도 있다.
의원들은 자신들의 목숨줄인 유권자에게는 무척 공손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 대상이 공무원이라면, 안하무인(眼下無人)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일부 의원들도 있다.
아무리 감사대상인 공무원이지만, 가끔 자신보다 나이도 많은 공무원에게 반말로 빈정거리며, 어떻게 보면 인격모독에 가까운 말을 하는 일부 의원들의 행태를 보면, 이제 대한민국은 절대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권력은 유권자의 공유재산이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선출된 의원들에게 부여된 권력은 지역과 연관된 유권자들의 엄격한 부탁의 뜻이 포함된 극히 예민하고 밀접한 관계를 가진 공유재산이다.
그런데 일부 의원들은 그것이 자신들이 잘나서 쟁취한 것으로 착각하고, 구민의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는 행동이 마치 의정활동의 일부인 것으로 포장하고, 약자에게 폭언을 뱉으며 그 알량한 권력을 즐기고 있다.
의원들은 공직자가 가장 경계해야할 권력의 달콤함에 취해 행했던 행동들이 타인에게 심한 상처를 주진 않았는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런 행태가 너무나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우리 서대문구 선출직 의원들에게 던지는 아래의 질문으로 이런 불편한 마음을 대신해본다.
“의원님들! 이 질문을 보시고 지난 3년간의 의정활동을 반추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당신이 권력을 가지고자한 목적은 무엇인가?
당신은 지위와 돈을 원했는가?
당신은 권력을 가지니 기뻤는가?
당신은 누군가에게 그 권력을 휘두르고 싶었는가?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었는가?
의정활동에 대한 의원들에 대한 평가는 내년에 구민들의 판단에 의해 이루어진다.
본지는 성원해주시는 독자 및 구민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지난 서대문구의회 의원들의 지난 3년간의 출석여부, 정책제안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의정활동을 취재하여 보도할 예정이다.
본지의 조그만 노력이 서대문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철저한 취재로 독자 및 구민들에게 보답할 것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