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국회의장은 3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개원식에서 개회사를 했다. [다음은 강 의장의 개회사 전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여야 동료의원 여러분, 설 명절 잘 쇠셨습니까. 이제 봄의 길목에 접어 들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가정과 우리나라에 새봄의 새 기운과 축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로 피해를 당하신 사육농가와 설도 쇠지 못하고 엄동설한에 고생하시는 모든 관계자와 공무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의원 여러분, 지금 우리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안보정세가 어느 때보다 엄중합니다. 아직까지 민생도 순조롭지 못한 실정입니다. 넉 달 후에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이처럼 과제가 산적한 시점에서 열리는 새해 첫 임시국회를 국민은 매우 주시하실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번 국회는 우리가 처해 있는 대내외적 현실을 직시하면서 국민의 힘을 결집하여 본격적으로 전진할 수 있는 큰 계기를 창출하는 회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남북관계와 국가경제에 여야를 초월하는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북한이 핵 포기 결단을 내리도록 우리정부가 획기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하는데 우리는 뒷받침을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북핵 위기의 먹구름을 걷어내지 않고서는 우리는 결코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충분히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이 올해도 어렵다는 지적은 우리 국회와 정부가 뼈아프게 들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에도 우리는 작년 청년 고용률이 저조했다는 어두운 소식을 접한 바 있습니다.
해외로 눈을 돌릴 때, 경제회복의 청신호가 켜진 나라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어두워졌다는 나라도 있습니다. 우리 경제에 기회와 어려움이 혼재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외부의 여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우리 내부의 노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내부의 힘을 보다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국회와 정부가 공동의 노력을 펼쳐야 한다는 것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경제의 요체는 민간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일 것입니다. 우리경제 각 분야가 스스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도록 문을 열 것은 열고, 기회를 줄 것은 주어야 합니다.
경제가 경제 이외의 리스크를 부담해야 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우리 입법부는 정부를 견제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보조를 맞출 것은 맞추어서 경제회복을 견인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민생을 돕는 길이고, 국민이 우리 입법부에 거는 기대일 것입니다.
우리경제는 오랫동안 저성장의 터널에 갇혀 있었습니다. 그 결과 평범한 서민들의 삶이 너무 어려워졌습니다. 여야를 떠나 우리는, 골목의 조그만 식당들마다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큰 웃음소리가 밖으로 터져 나오는 그런 경제가 되기를 원합니다.
골목가게의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살만하다고 말하는 민생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정부는 정부대로, 국회는 국회대로, 제 책임과 역할을 다 해야 합니다.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매사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문 앞에 와 있는 기회들이 그냥 지나가버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마음을 졸이고 온 정신을 쏟아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기업들이 마음 놓고 투자하고 일자리를 늘려나갈 수 있도록 하는 길일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근자의 여러 움직임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 국회에 새로운 기운이 일어나고 있다는 기대를 걸게 되었습니다. 올봄에는 국회에 훈풍이 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소모적인 정쟁도 줄어들겠다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19대 국회도 이제 임기 절반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분명히 과한 점이 있었습니다. 정치가 조용하기만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우리는 싸우지 않아도 될 일도 싸웠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지나치게 불신하고, 무의미하게 힘을 소모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여야의 거리는 멀어지고 국민의 불신은 커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정치를 복원해야 합니다. 상처를 치유하고 간극을 좁혀야 합니다. 적어도 안보문제와 민생, 그리고 핵심적인 경제문제를 비롯한 큰 틀에서는 여야를 넘어 우리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국회, 어려움 앞에 공동 대처하는 국회, 국민의 힘을 결집하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정치가 복원되면 우리사회의 갈등과 대립 또한 서서히 녹을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잠시 전에 우리는 국회의사당 중앙홀에 우리 제헌헌법의 전문과 제헌의원들을 기념하는 조형물을 아로새겼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준 우리 헌법에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그 정신 그대로 서로 배려하고, 한 걸음씩 양보함으로써 국민들께 신뢰와 희망을 안겨드리는 국회를 만듭시다. 여의도에 새 바람이 불도록 합시다.
2014년 2월 3일 국회의장.
[국회/한국지역인터넷언론협회 정치부 정차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