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정일택 이사장)에서 운영하는 서대문문화회관에서 오는 10월 17일 낮 11시 소극장에서 <마티네 드라마콘서트> 그 네 번째 이야기, <거장, 천재를 만나다 - 쇼팽과 루빈슈타인>이라는 테마로 관객들을 찾는다.
평생 피아노곡만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피아노의 거장 쇼팽과, 쇼팽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불릴 정도로 쇼팽의 곡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던 루빈슈타인.
이 두 명의 음악가가 시대의 간격을 뛰어넘어 무대 위에서 만나 음악과 인생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쇼팽은 모든 피아니스트들에게 하나의 로망이자 꿈이다. 쇼팽 연주의 교과서로 불렸던 루빈슈타인은 지극히 서정적이면서도 냉철한, 시적이면서도 서사적으로 연주한 피아니스트다. 온화한 인품과 성격을 지닌 아르투르 루빈슈타인은 1982년까지 무려 95년을 살며 죽기 5년전까지 무대를 떠나지 않은 이 시대 피아니즘의 귀감이었다.
두 사람이 살았던 시대적 간격은 약 90년. 거의 한 세기를 뛰어넘어 이 두 사람의 음악가가 한 무대에서 만나 인생과 음악을 이야기한다.
이들에게 음악은 인생이었고, 인생 역시 음악이나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의 성격 과 음악 인생 또한 매우 닮아 있었다.
평생 조국 폴란드를 사랑했고 폴란드의 흙을 담아 나라를 떠났던 쇼팽, 그리고 그의 나라 폴란드에서 유태인의 혈통을 이어 태어나 2차대전 당시 나찌에 협박과 회유에 타협하지 않고 미국으로 망명했던 루빈슈타인. 모두 조국애를 지닌 순수 음악가라는 점도 닮아 있다.
루빈슈타인이 음악적 좌절과 절망 속에서 자살을 결심했던 그 순간, 피아노 앞으로 다가가 간신히 연주했던 음악 또한 쇼팽의 곡이었다. 그렇게 그는 90세 노객이 되어서도 쇼팽의 곡을 연습하였다. 그런 그였기에 ‘하늘이 지상의 우리에게 마지못해 보내 준 천재 작곡가 쇼팽’의 스페셜리스트라 불리게 된 것이다.
연극무대로 보는 쇼팽 연주회 - 배우 남명렬의 쇼팽 연기
이번 연주회에서는 한국 연극계의 중진으로 활약해온 탤런트 남명렬이 출연하는 가운데 연극배우 백익남이 동반 출연하여 각각 쇼팽과 루빈슈타인을 연기한다.
남명렬은 지난 7월, 첫 번째 <마티네 드라마 콘서트>에서 연극배우 박정자와 함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연기로 무게감을 보여준 바 있다. 이번 공연 또한 시대를 뛰어넘은 천재 피아니스트들의 음악과 인생을 서울튜티앙상블의 연주와 어울려 연극과 음악이 독특하고 정감 있는 앙상블을 이룬다. 어떠한 연기로 그리고 어떠한 연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지 기대되는 바가 작지 않다.
관객들에게는 단지 클래식 음악만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 남명렬을 중심으로 한 두 연극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천재 음악가들과 연극과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튜티앙상블 피아니스트 김주성 - 쇼팽의 유명 피아노곡
<거장, 천재를 만나다- 쇼팽과 루빈슈타인>의 연주곡은 전곡 쇼팽의 피아노곡으로 진행된다. 쇼팽 하면 누구나 가장 먼저 떠올리는 ‘환상즉흥곡’은 왼손과 오른손의 리듬이 달라 연주하기 까다로운 곡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음악의 풍부함을 표현할 수 있고 난해한 기교의 끝에 완성되는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선율이 흐르는 아름다운 곡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또 빗방울 전주곡, 녹턴 E♭장조 Op.9, No.2, 왈츠 No.7 in c#단조 Op.64-2 등 쇼팽이 만든 최고의 피아노곡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계절, 가을의 선율을 닮은 낭만적이고 감각적인 피아노 연주곡과 남명렬의 ‘음악 연기’.
연극과 음악을 넘나드는 10월의 <마티네 드라마 콘서트>의 감성적인 묘미가 한층 기다려지는 무대이다.
쇼팽 연주는 계원예고 출신의 한국체르니협회 콩쿠르 우수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김주성이 맡는다.
공연 전에는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