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은 21일 지난 8∼17일 전국의 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올 한 해를 되돌아보는 사자성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201명(27.8%)이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른다는 뜻의 '지록위마'는 남을 속이려고 옳고 그름을 바꾸는 것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정치적으로는 윗사람을 농락해 자신이 권력을 휘두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록위마'는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가 태자 부소를 죽이고 어린 호해를 황제로 세워 조정의 실권을 장악한 뒤 호해에게 사슴을 바치며 "좋은 말 한 마리를 바칩니다"고 거짓말한 것에서 유래됐다고 전한다.
호해는 "어찌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오"라며 신하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사람을 기억해 두었다가 죄를 씌워 죽였다고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 나오는 사자성어이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곽복선 교수(경성대 중국통상학과)는 "올해는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 해로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사회 어느 구석에도 말의 진짜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구사회 교수(선문대 국어국문학과)는 "세월호 참사, 정윤회 국정 개입 사건 등 정부가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지록위마에 이어 '삭족적리'(削足適履)로도 전체 참여교수 23.5%인 170명이 선택했다.
[국회/한국지역인터넷언론협회 정치부 정차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