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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친환경 쌀에 얽힌 배려 없는 행정!

서대문인터넷뉴스 2013. 8. 15. 17:00


비싼 친환경 쌀에 얽힌 배려 없는 행정!

지난 7월 5일 서대문구 구의회 1차 정례회의에서 이문복 구의원(홍제 1, 2동)의 질의 중에 구청 식당과 학교급식, 노인정에 공급하는 친환경 쌀에 대한 구정 질문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친환경 쌀을 공급하던 산지가 구청장의 출신지로 갑자기 바뀌었다는 점과 그 가격 등등 연 7억 6천만 원이 넘는 사업진행에 관한 결정이 미심쩍다는 발언, 그리고 행정지원과, 교육지원과, 어르신 청소년과 공무원들의 고통을 지적한 이문복 구의원(홍제 1, 2동)의 발언이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구청에서 요구했던 조건을 충족시켰고 가격적인 면에서도 유리한 곳을 선택했고, 여러 사람의 시식회를 통해서 결정했다는 구청장의 답변이 있었지만, 문득 ‘선비는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지 않는다.’는 속담이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이 불편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이 질의와 응답에서 간과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마음이, 머리가 불편하다.

될 수 있으면 건강에 좋다는 비싼 친환경 쌀을 먹고 웰빙 식품도 먹으면서 건강하게 잘 살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여기서 불편한 것은 친환경급식지원센터 운영위원회(위원장 서정순 구의원 홍제 1, 2동)까지 만들어 친환경 쌀만이 최선인 것처럼 강요하는 듯한 정책 결정이 주는 박탈감이다.

이렇게 한 켠에서 비싼 친환경농산물의 절대성을 신뢰하고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한 켠에서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정부미(43,040원/20kg)를 보조금(21,540원)을 받아 사서 먹는 계층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친환경 쌀 구매에 대한 구의회의 질의와 응답에서 우리 서대문구의 매월 약 1,000가구, 매월 약 1,100포대(20kg)가 지원되는 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정부 양곡 구매지원사업에 해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분들도 친환경 쌀을 가족에게 먹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할 것이다.

단지 경제적인 면에서 힘들기에 싸고 보조금을 받아 살 수 있는 정부미를 동사무소에 신청하는 쑥스러운 과정을 거쳐 구매하고 있다.

환경과 미래를 위해 비싼 친환경농산물을 찬양하는 정책들이 쏟아지고 소비를 장려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저농약, 무농약, 유기농으로 구분되는 비싼 친환경농산물의 생산량은 전체 농산물의 10%에 불과하다.

단순히 생각하면 경제적으로 풍족한 사람들이 주로 먹는 먹거리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비싼 친환경농산물이 최선인 것처럼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반대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의 삶을 사는 분들의 박탈감을 가중시키는 것일 수도 있음을 명심하고, 그분들을 배려하는 정책 또한 병행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날 이문복 구의원(홍제 1, 2동) 질의에서 구청 식당의 쌀 공급에 관한 발언도 있었다.

자선사업의 목적으로 하는 서대문구의 푸른 마음 봉사대가 지난 2월까지 구청식당에 한 달에 약 100여 포(46,000원/20kg)의 쌀을 공급하였고, 그 수익으로 나눔의 행복을 실천했는데, 이번 비싼 친환경 쌀(53,000원/20kg) 급식이란 구청의 결정으로 말미암아 그 나눔의 행복이 축소되고 말았다.

비싼 친환경 쌀 급식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생긴 당연한 결과겠지만, 그 중단 결정으로 인해 발생한 ‘푸른 마음 봉사대’ 회원들의 실망감과 그 활동이 위축된 부분은 정말 아쉽기 짝이 없다.

구청은 ‘갑’, 납품을 하는 푸른 마음 봉사대는 ‘을’, ‘을’은 ‘갑’이 결정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비싼 친환경 쌀의 보급확대라는 뭐라 표현하기 힘든 거부감이 드는 결정이 최선이었을까?

무려 7천 원이라는 돈을 더 주고(운송비 구청지원) 구청식당에까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그리고 일반 서민들은 자주 먹을 수도 없는 비싼 친환경 쌀을 굳이 공급해야 해야 했는가 하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무려 7천 원이란 예산을 더 소모하면서까지 비싼 친환경 쌀을, 구청직원에게 좋은 것을 제공하겠다는 그 발상을 실천하기에 앞서 더 많은 구민의 의견을 수렴할 수는 없었는가.

물론 형식적 혹은 나름 투명하다고 주장할만한 의견청취 과정을 거쳤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그 과정이라는 것이 발로 뛰어다니며 접한 의견이 아니라, 친환경급식센터의 운영위원회를 비롯한 관련된 사람들, 혹은 사업진행에 적극적인 사람들이 주재한 것은 아닐지….

친환경 쌀 급식이 무슨 큰 성과라도 되는 듯이 으쓱거리던 담당공무원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렇다면 그 결정에 일조한 친환경급식센터 운영위원회(위원장 서정순 홍제 1, 2동), 그리고 담당과장, 국장, 구청장 또한 구청식당에 친환경 쌀을 공급하게 된 것을 큰 성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재정자립도 39.2%의 서대문구의 빈약한 재정에서 무려 1포당 7천원이란 예산, 1년에 약 11,000,000원이란 추가부담의 예산을 구청의 밥을 위해 투입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었는지 모르겠다.

본지도 친환경농산물 보급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책을 실천하면서 그 혜택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의 입장을 배려하는 마음이 빠져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재정자립도 39.2%, 전국순위 54위, 한 푼이라도 절약해야 하는, 바로 이것이 우리 서대문구의 현실이다.

재정자립도 39.2%, 서울특별시 순위 밑에서 8번째, 즉 예산이 풍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리 친환경 쌀이 좋고 농촌소득증대나 환경적인 면에서 미래지향적이라고 하지만, 비싼 친환경 쌀만이 최선인 것처럼 구청의 정책입안자와 결정권자가 부화뇌동하는 것이 개운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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